서울 도피기/노량진에 머물다

노량진 고시원 후기 1 (+일주일 만에 방 옮긴 이유)

신용불량자 무망 2023. 8. 27. 06:51

#1. 고시원에 가게 된 이유 🛏️

새로 구한 자취방 입주 예정일이 9월이라 약 한 달간의 공백이 생겼다. 당장 있을 곳이 없던 나는 급하게 삼삼엠투(33m²),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 리브애니웨어 등 단기숙소 앱을 총동원했지만 내 일정에 맞는 4주짜리 방은 구할 수 없었고(예산도 심히 초과) 이번에도 이 어플들은 나한테 도움이 안 됐다. 남은 선택지가 고시원밖에 없으니 급하게 고방 이라는 어플과 카카오맵에서 '고시원'을 검색해 보는 방법으로 빈 방을 찾기 시작했다. 총 6군데의 고시원을 방문했고 그중 4곳이 노량진.

 

< 원하는 고시원 조건 >

1. 개별에어컨 설치된 방(8월. 중앙에어컨이면 뭔가 잘 안 켜주고 더울 거 같았음. 막상 가보니 오히려 추워서 마음대로 끌 수 없는 게 더 문제였다)
2. 저렴한 가격(40만 원 이하 희망)
3. 역에서 가까운 곳(하지만 멀어도 저렴하면 가겠다. 오르막길X, 버스정류장이라도 가까워야 함)

 

화이트 화이트, 감성조명 이런 거 필요 없고 주황색 초록색 이어도 괜찮으니 제발 깨끗하고 저렴한 곳이길 바람. 한 여름에 찜질방을 전전하며 자취방을 구하러 다닌다고 피로감이 최대치였기 때문에 급하게 구한 것도 있어서 이 고시원이 최선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담으로, 저렴하고 깨끗한 중앙에어컨 고시원을 찾았는데 에어컨이 아니라 오히려 공용화장실, 공용샤워장이 문제였다. 막상 눈으로 확인하니 '바쁜 아침에 이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 2개로 출근(등교) 준비가 가능한가..' 결론은 불가능

 

 

 

 

 

#2. 고시원 가격, 가격대별 방 조건(컨디션) 🧺

고시원을 알아보면서 연령 제한이 있는 곳도 있고 '고급 고시원'이라며 커피도 주고 라면 기계도 놓고 인테리어도 예쁘게 해서 60~70만 원 받는 곳들도 많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도 잘 찾아보면 서울에서도 35~40만 원 대에 개별에어컨 + 역세권 충분히 가능하고 역에서 조금 멀어지거나 중앙에어컨, 공용샤워시설 이용한다고 하면 더 저렴하게도 가능했다.

 

내가 본 방의 가격대는 34만 원 / 36만 원 / 38만 원 / 40만 원

 

우선, 34만 원짜리 고시원 방 ↓

노량진-고시원-후기고시원-화장실고시원-창문
34만 원

개별에어컨, 개별화장실(많이 좁다), 안으로 난 창(내창), 리모델링 전 바닥재(더러움)

 

< 창문이 복도(실내)로 나 있는 방의 단점 >

1. 환기 안 됨(특히 습기↑↑)
2. 밤 낮 구분이 안 됨(복도 불이 켜져있어서 방 안의 불을 다 꺼도 방이 밝음)
3. 방음 안 됨(고시원은 원래 방음이 잘 안 되는데 외창까지 없으니 실내=다른 방 생활소음이 더 크게 느껴짐)

 

 

 

36만 원짜리 고시원 방 ↓

고시원-가격노량진-고시원-가격고시원-침대
36만 원

개별에어컨, 개별화장실(좁다), 밖으로 난 창(외창), 리모델링 전 바닥재(더러움)

 

 

 
38만 원짜리 고시원 방 ↓

노량진-고시원고시원-화장실고시원-창문
38만 원

개별에어컨, 개별화장실, 밖으로 난 창(외창), 깨끗한 바닥재

 

 

40만 원짜리 고시원 방 ↓

고시원-거울노량진-고시원노량진-고시원-에어컨
고시원-거울노량진-고시원-책상고시원-책상
고시원-개인냉장고고시원-냉장고고시원-조명
고시원-옷장고시원-옷장노량진-고시원
고시원-창문고시원-화장실고시원-세면대
40만 원

개별에어컨, 개별화장실, 밖으로 난 창(외창), 깨끗한 바닥재, 다른 방 보다 조금 큰 사이즈 + 큰 수납장


40만 원짜리 방 사진이 가장 많고 사진 속에 생필품이 있는 이유는 내가 그 방에 살았기 때문인데 사실 처음부터 그 방을 계약하고 들어간 건 아니었다. 1주일 간 다른 방에서 지내다가 그 방으로 옮기게 된 건데 이유는 아래에.

 

 

 

 

#3. 고시원 계약 (+ 고시원 계약서, 공용시설) 📄

고시원 계약서

보증금은 퇴실 시 돌려주고 한 달 사용료 외 추가비용은 없다. 둘러본 방 중 가장 저렴했던 34만 원짜리 방으로 계약했는데 금액은 사실 어느 정도 협의가 가능한 것 같았다. 보증금 5만 원과 한 달 비용을 입금하고 나면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후 고시원장과 함께 시설을 둘러보며 유의사항을 듣는다.

 

 

고시원 투어(+공용시설) ↓

고시원-분리수거고시원-신발장고시원-투어
분리수거 / 신발장 / 공용시설
고시원-주방고시원-쌀고시원-라면
공용시설(주방) : 정수기, 전자레인지, 밥솥, 쌀, 라면 등
고시원-건조기고시원-세탁실고시원-세탁기
공용시설(세탁실) : 건조기(유료), 세탁기, 세탁세제
고시원-복도고시원-도어락고시원-우산
복도 / 각 방 도어락 / 우산걸이, 실내화걸이

 

 

34만 원 방을 계약했는데 40만 원짜리 방에 살게 된 이유는? 방이 덥고 습해지면 곰팡이가 생길 거 같아서 에어컨을 그대로 켜놓고 외출을 했는데 돌아와서 방문을 여니 온통 물기로 가득한 것이다. 23℃로 맞추고 나간 에어컨 바람이 좁은 고시원 방을 17℃로 만들어 문밖 복도와의 온도 차이가 커지고 그로 인해 결로가 생긴 듯했다

고시원-결로고시원-습기

에어컨을 끄고 방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도 소용없었다. 여전히 축축하고 물기를 닦아내도 금방 다시 올라오는 게 시간이 좀 걸릴 거 같았다

 

냉장고-결로천장-결로고시원-결로

천장에도 물이 고여 계속 떨어지고 시간이 흘러도 호전되지 않자 결국 원장님한테 연락을 했다. 바로 방을 옮겨준다고 했는데 비어있는 방이 마침 40만 원짜리 방이었고 그렇게 1주일 만에 40만 원짜리 방에 들어가게 된 것

 

 

 

34만 원 고시원 방 → 40만 원 고시원 방 (전후 비교)

고시원-창문고시원-창문
내창 → 외창
고시원-바닥고시원-바닥
먼지가 많이 끼이는 바닥재 → 청소하기 쉬운 장판
노량진-고시원노량진-고시원
좁은 화장실 → 샤워하기 편한 구조의 화장실

 

 

무더운 여름(8월). 서울에 올라온 지 4일 만에 집을 구했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정해진 숙소도 없이 찜질방을 전전하며 25~27개 집을 보러 다닌 거였다 보니 많은 고시원에 직접 다 방문해 보는 건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고 마지막 노량진역에서 남은 에너지를 소진해 결국 이곳으로 정했다. 더 좋은 선택지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노량진 한 달 살기에 아주 만족하고 있고, 그 부분은 따로 써 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