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시원에 가게 된 이유 🛏️
새로 구한 자취방 입주 예정일이 9월이라 약 한 달간의 공백이 생겼다. 당장 있을 곳이 없던 나는 급하게 삼삼엠투(33m²),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 리브애니웨어 등 단기숙소 앱을 총동원했지만 내 일정에 맞는 4주짜리 방은 구할 수 없었고(예산도 심히 초과) 이번에도 이 어플들은 나한테 도움이 안 됐다. 남은 선택지가 고시원밖에 없으니 급하게 고방 이라는 어플과 카카오맵에서 '고시원'을 검색해 보는 방법으로 빈 방을 찾기 시작했다. 총 6군데의 고시원을 방문했고 그중 4곳이 노량진.
< 원하는 고시원 조건 >
1. 개별에어컨 설치된 방(8월. 중앙에어컨이면 뭔가 잘 안 켜주고 더울 거 같았음. 막상 가보니 오히려 추워서 마음대로 끌 수 없는 게 더 문제였다)
2. 저렴한 가격(40만 원 이하 희망)
3. 역에서 가까운 곳(하지만 멀어도 저렴하면 가겠다. 오르막길X, 버스정류장이라도 가까워야 함)
화이트 화이트, 감성조명 이런 거 필요 없고 주황색 초록색 이어도 괜찮으니 제발 깨끗하고 저렴한 곳이길 바람. 한 여름에 찜질방을 전전하며 자취방을 구하러 다닌다고 피로감이 최대치였기 때문에 급하게 구한 것도 있어서 이 고시원이 최선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담으로, 저렴하고 깨끗한 중앙에어컨 고시원을 찾았는데 에어컨이 아니라 오히려 공용화장실, 공용샤워장이 문제였다. 막상 눈으로 확인하니 '바쁜 아침에 이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 2개로 출근(등교) 준비가 가능한가..' 결론은 불가능
#2. 고시원 가격, 가격대별 방 조건(컨디션) 🧺
고시원을 알아보면서 연령 제한이 있는 곳도 있고 '고급 고시원'이라며 커피도 주고 라면 기계도 놓고 인테리어도 예쁘게 해서 60~70만 원 받는 곳들도 많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도 잘 찾아보면 서울에서도 35~40만 원 대에 개별에어컨 + 역세권 충분히 가능하고 역에서 조금 멀어지거나 중앙에어컨, 공용샤워시설 이용한다고 하면 더 저렴하게도 가능했다.
내가 본 방의 가격대는 34만 원 / 36만 원 / 38만 원 / 40만 원
우선, 34만 원짜리 고시원 방 ↓
개별에어컨, 개별화장실(많이 좁다), 안으로 난 창(내창), 리모델링 전 바닥재(더러움)
< 창문이 복도(실내)로 나 있는 방의 단점 >
1. 환기 안 됨(특히 습기↑↑)
2. 밤 낮 구분이 안 됨(복도 불이 켜져있어서 방 안의 불을 다 꺼도 방이 밝음)
3. 방음 안 됨(고시원은 원래 방음이 잘 안 되는데 외창까지 없으니 실내=다른 방 생활소음이 더 크게 느껴짐)
36만 원짜리 고시원 방 ↓
개별에어컨, 개별화장실(좁다), 밖으로 난 창(외창), 리모델링 전 바닥재(더러움)
38만 원짜리 고시원 방 ↓
개별에어컨, 개별화장실, 밖으로 난 창(외창), 깨끗한 바닥재
40만 원짜리 고시원 방 ↓
개별에어컨, 개별화장실, 밖으로 난 창(외창), 깨끗한 바닥재, 다른 방 보다 조금 큰 사이즈 + 큰 수납장
40만 원짜리 방 사진이 가장 많고 사진 속에 생필품이 있는 이유는 내가 그 방에 살았기 때문인데 사실 처음부터 그 방을 계약하고 들어간 건 아니었다. 1주일 간 다른 방에서 지내다가 그 방으로 옮기게 된 건데 이유는 아래에.
#3. 고시원 계약 (+ 고시원 계약서, 공용시설) 📄
보증금은 퇴실 시 돌려주고 한 달 사용료 외 추가비용은 없다. 둘러본 방 중 가장 저렴했던 34만 원짜리 방으로 계약했는데 금액은 사실 어느 정도 협의가 가능한 것 같았다. 보증금 5만 원과 한 달 비용을 입금하고 나면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후 고시원장과 함께 시설을 둘러보며 유의사항을 듣는다.
고시원 투어(+공용시설) ↓
34만 원 방을 계약했는데 40만 원짜리 방에 살게 된 이유는? 방이 덥고 습해지면 곰팡이가 생길 거 같아서 에어컨을 그대로 켜놓고 외출을 했는데 돌아와서 방문을 여니 온통 물기로 가득한 것이다. 23℃로 맞추고 나간 에어컨 바람이 좁은 고시원 방을 17℃로 만들어 문밖 복도와의 온도 차이가 커지고 그로 인해 결로가 생긴 듯했다
에어컨을 끄고 방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도 소용없었다. 여전히 축축하고 물기를 닦아내도 금방 다시 올라오는 게 시간이 좀 걸릴 거 같았다
천장에도 물이 고여 계속 떨어지고 시간이 흘러도 호전되지 않자 결국 원장님한테 연락을 했다. 바로 방을 옮겨준다고 했는데 비어있는 방이 마침 40만 원짜리 방이었고 그렇게 1주일 만에 40만 원짜리 방에 들어가게 된 것
34만 원 고시원 방 → 40만 원 고시원 방 (전후 비교)
무더운 여름(8월). 서울에 올라온 지 4일 만에 집을 구했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정해진 숙소도 없이 찜질방을 전전하며 25~27개 집을 보러 다닌 거였다 보니 많은 고시원에 직접 다 방문해 보는 건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고 마지막 노량진역에서 남은 에너지를 소진해 결국 이곳으로 정했다. 더 좋은 선택지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노량진 한 달 살기에 아주 만족하고 있고, 그 부분은 따로 써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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